들어가기에 앞서
일반적으로 공학도는 재료를 크게 탄성 고체와 점성 유체 두 가지로 분류하여 취급합니다.
물, 공기, 철, 콘크리트 등의 전통적인 재료들은 이러한 두가지 범주 중 어느 하나에 잘 들어맞아 해당 개념에 기초한 설계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분류는 다양한 재료의 거동 중 양 극단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나타낸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고분자의 경우 용융된 고분자와 고분자 용액처럼 특이 특성을 나타내며 앞서 언급한 탄성과 점성으로는 뚜렷하게 구분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점탄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통상적인 응력-변형률 시험에서 시편이 일정한 속도로 변형(인장, 굴곡 또는 압축)되고, 변형률의 함수로서 응력이 측정됩니다. 기존 고체들의 응력-변형률 곡선은 물질이 변형되는 속도와 무관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고분자의 응력-변형률 특성은 측정 속도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와 유사하게, 고분자는 뚜렷한 크리프 및 응력 완화 거동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거동은 물론 다른 재료들에서도 나타나지만(예를 들자면, 녹는점 근처의 금속), 일반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그 거동은 무시될 수 있고, 일반적인 설계에서는 계산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분자의 시간의존성 거동을 무시한다면 설계, 측정 등에 있어서 큰 오류를 발생시키게 될 수 있습니다.
선형 점탄성 응답을 위한 기계적 모델
점탄성 응답을 보이기 위해, 기계적 응답 범위의 극단을 나타내는 두 가지 선형 기계적 모델을 소개하겠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용수철은 전단력에 대한 응답을 설명할 수 있는 선형 탄성 고체(linear elastic solid) 또는 후크 고체(Hookean solid)를 나타냅니다.
이 용수철의 구성 방정식(변형률과 시간에 대한 응력의 관계)은 τ=Gγ 입니다. 이때 G는 재료의 일정한 전단 탄성률을 나타냅니다(τ: 전단 응력, γ: 전단 변형률). 이와 유사하게, 선형 점성(linear viscous) 또는 뉴턴 유체(Newtonian fluid)는 대시포트(일종의 피스톤)로 표현됩니다. 대시포트의 구성 방정식은 τ=ηγ ̇로서, η는 일정한 점도를 나타냅니다. 변혀이 제거된 후 원래 길이로 되돌아가는 용수철과 달리, 대시포트는 힘이 가해지는 한 계속 늘어나고, 그 힘이 제거될 때 늘어난 위치에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 모델에서 변형률은 용수철 또는 대시포트의 늘어남으로 표현됩니다.
여기에서 전개되는 모델들은 인장을 가시화한 것으로, 인장 응력 σ, 인장 변형률 ε, 영률(Young's modulus) E로 표현됩니다. 전단 변형에서도 동일한 모델이 적용 가능하며, 이 경우 전단 응력 τ는 전단 변형률 γ와 비례상수 G(Hooke 탄성률)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η는 뉴턴 점도를 나타내는 반면, 신장 점도(elongational viscosity, Trouton)는 η_e로 나타냅니다.
몇몇 사람들은 실제 재료들은 용수철과 대시포트로 구성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재료의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 기계적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물론 이러한 의견은 사실이지만, 식을 이용한 경우보다 용수철과 대시포트의 변형을 생각함으로써 이해를 도울 수 있으므로 장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선형 점탄성 응답이란 말을 이해하기에 앞서 선형 응답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선형 응답이란 전체 변형률에 대한 전체 응력의 비인 전체 탄성률 E(t) 또는 G(t)가, 응력 또는 변형률의 크기가 아닌 오직 시간에 대한 함수의 하나로 정의되는 것입니다.
1. E(t)=σ/ε
2. G(t)=τ/γ
위 두가지 식은 선형 응답에 대한 시간 함수입니다. 일정한 응력(σ_0 또는 τ_0)이 가해지면, 후크 용수철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평형 변형률(ε 또는 γ)에 도달하고, 이 응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한 변형률도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응력을 불시에 제거하면 즉각적으로 변형률은 회복됩니다. 용수철에 가하는 응력이 두 배가 되면 단순히 변형률도 두 배가 되어서, 1, 2 식에 따라 상수 E와 G를 갖는 E(t)=E 또는 G(t)=G가 되며, 선형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위 그림처럼 대시포트에 갑자기 일정한 응력을 가하게 되면, ε=(σ_0/η_e)t 또는 γ=(τ_0/η)t에 따라서 변형률이 시간에 따라 증가하게 됩니다(응력이 가해진 초기에 변형률은 0입니다). 응력이 두 배가 되면 변형률-시간 그래프의 기울기가 두 배가 되며, 어느 시간에서든 탄성률은 E(t)=σ/ε=η_e/t=E 또는 G(t)=τ/γ=η/t=G 입니다. 여기서 E와 G는 오직 시간의 함수이며, 따라서 대시포트 또한 선형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형 요소의 어떤 조합이든 선형적이여야 한다는 것, 그래서 선형 요소들을 기초로 한 모델이 아무리 복잡해도 오직 선형 응답만을 표현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형 응답은 얼마나 현실적일까요? 선형 응답의 가장 큰 단점은 평형 점성 흐름에서 뉴턴 거동(일정한 점도)만을 만족한가는 것입니다. 변형률이 가해지는 대부분의 고분자에 있어서 선형적 응답은 정량적 표현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선형 점탄성이라는 제한 안에서는, 재료 응답의 정확한 정량적 표현을 위해 수많은 선형 요소들(용수철 및 대시포트)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단순 선형 모델( 몇 개의 용수철과 대시포트로 구성된 모델)로는 정량적인 적용 가능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모델들이 점탄성 응답을 가시화하고 분자 구조의 변화가 그 응답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와 방법을 이해하는 데 있으서 매우 유용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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